작지만 강한 히든 챔피언
작지만 강한 히든 챔피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3.3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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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다. 우리는 불과 50년 전 ‘라인강의 기적’을 벤치마킹해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이번 순방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 평화통일의 대문을 활짝 열고 ‘히든 챔피언(강소기업)’ 최강국 독일을 우리의 신성장 모델로 삼아 다시 한번 국가경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으려 하고 있다.

히든 챔피언이란 시장 점유율이 높은 ‘작지만 강한’ 우량기업을 의미한다. 히든 챔피언이 되기 위한 조건은 세계 시장에서 1~3위 혹은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거나 매출액 40억 달러 이하, 그리고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2천700여 개의 히든 챔피언이 있다. 그 중 절반에 가까운 1천300여개가 독일 기업이다. 미국 300개, 일본이 100개 정도이고 우리나라에는 23개가 있다. 이처럼 독일이 수많은 히든 챔피언을 길러낸 원동력은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직업교육에 있다.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의 달은 1930년대 과학기술 진흥을 통해 민족의 독립을 되찾고자 했던 과학의 대중화 운동인 ‘과학데이’에서 찾을 수 있다. ‘과학데이’는 일제 치하에 있던 우리 민족에게 과학기술 교육을 크게 허용하지 않는 조선통독부의 정책을 피해 학교 밖에서 범민족적으로 진행된 과학기술 문화운동이다. 이처럼 민족 계몽운동과 독립운동의 성격을 함께 지녔던 ‘과학데이’ 행사는 일제의 탄압으로 1938년 제5회 대회부터 와해됐다. 이후 1967년 과학기술처가 신설되면서 다시 시작됐다. 정부는 과학기술처의 발족일인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정하고 국민생활의 과학화를 촉진하는 행사를 시행토록 격려하며 1973년 과학의 날을 각종 기념일에 포함시켰다.

과학기술은 한번 낙후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따라서 과학의 달 행사를 어떻게 조직적으로 효율적으로 시행하느냐에 따라 국가 과학기술 발달에 절대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과학의 달 행사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의 달을 맞이해 우선 각자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면 좋겠다. 정부는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더욱 열심히 홍보하고, 각 지자체는 가족나들이를 겸한 과학 문화행사를 전국 곳곳에서 개최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시도교육청과 학교는 청소년 탐구 프로그램이나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한국화학연구원과 같은 연구기관은 교육과 과학기술의 융합의 장을 마련해 주어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울산에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생활 속 화학’ 체험수기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 목적은 울산 화학의 날을 기념하는 동시에 화학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대한민국과 울산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유능한 이공계 인재 육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 스스로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화학 현상을 탐구하는 창의력을 기르고 자연스럽게 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 울산 청소년들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고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로 키워 미래 한국의 주축으로 삼고자 한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은 수여기관명 외에 노벨상, 아인슈타인상, 마리퀴리상, 장영실상, 멘델레예프상 등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가진 과학자들의 이름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상격과 관계없이 수상자들에게 미래 과학자로서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금년 ‘울산 화학의 날’에 정밀화학 핵심 소재·부품의 세계적 공급기지가 될 학남정밀화학소재 부품단지 준공식이 열렸다. 그날 단상에 우뚝 선 13명의 정밀화학 중소기업 대표들. 그들이 바로 울산에서 한국형 히든 챔피언이 탄생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인물들이다.

<이동구 한국화학연 책임연구원·RUPI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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