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도시가 성공한다
즐거운 도시가 성공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3.1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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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공업단지 지정 이후 제조업 생산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울산은 그동안 ‘생산도시’ 라는 긍정적인 용어로 대변돼 왔다.

2차산업의 비중이 큰 도시를 생산도시라 한다면 ‘소비도시’ 는 도시의 경제구조 중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큰 도시이다. 우리사회는 소비활동 보다는 생산활동을 더 높이 평가해 왔으며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즐기며 노는 사람보다 더 생산성 있는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열심히 일한다’ 라는 의미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물질적 재화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것을 의미했다면 최근에는 물질적 재화의 생산 뿐만 아니라 생산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활동, 정신적 유희의 만족을 추구하는 문화예술활동, 관광서비스, 물류 및 유통, 교육 및 연구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생산적 활동이 미흡해 예전에는 매우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던 ‘소비도시’ 라는 말이 다르게 평가받고 있다. 다양한 재화를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도시,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이 이루어져 정신적 풍요를 즐길 수단이 많은 도시, 여러 분야에서 질 좋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도시 등이 모두 소비도시라 일컬어지는 도시들의 특징이 되고 있다. 소비도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소비적 활동이라 여겼던 것이 지역민의 만족과 관광객의 유입, 창조인재의 양성과 유입 등으로 이어져 도시를 성장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도시성장 요건은 노동력, 자본, 기반시설 등이 산업생산성을 향상시켜 산업체가 집적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는 것이 우선시됐다면 현대의 도시는 도시민 및 방문객의 다양한 욕구를 소비할 수 있는 즐거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민의 소비활동에 우위가 있는 도시가 미래에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도시로 대표되고 있는 많은 도시들은 맛의 도시, 영화의 도시, 패션의 도시, 예술의 도시, 관광의 도시, 쇼핑의 도시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러한 도시들은 도시민과 방문객의 다양한 욕구를 소비하고 즐길 기회가 많은 도시이다.

지속적인 도시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내의 인재가 떠나지 않아야 하고, 외부의 창조적 인재의 유입이 용이해야 하며, 도시민과 방문객의 활력이 넘치는 환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도시가 즐거워야 한다.

즐겁다는 의미가 매우 추상적일 수 있으나 ‘즐거운 도시’ 는 입이 즐거운 도시, 눈이 즐거운 도시, 귀가 즐거운 도시, 어린이가 즐거운 도시, 노인이 즐거운 도시, 청소년이 즐거운 도시, 관광객이 즐거운 도시, 소비자가 즐거운 도시,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도시, 창조적 인재를 유입하는 도시, 밤이 즐거운 도시, 걷는 것이 즐거운 도시 등 매우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즐거운 도시의 조성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경험하려는 지속적인 욕구가 발생해 창조적 활동으로 이어지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생산도시’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가진 울산이었다면 앞으로는 생산과 소비가 조화를 이루어 다양한 분야의 소비의 향유가 미래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즐거운 도시’로의 발전을 기대한다.

<이주영 울발연 도시공간 연구실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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