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가능한 공약, 유권자가 개발하자
실천 가능한 공약, 유권자가 개발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2.1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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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치러질 6·4지방선거에 모든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울산은 3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시장을 대신할 인물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가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예상후보 당사자는 물론이고 관련 있고,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이 요즘 이에 관한 이야기들을 자주 거론한다. 또 시장 외에 교육감, 각 자치구 구청장, 시의원, 기초의원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출하기 때문에 관심이 그 쪽으로 쏠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혈연, 지연, 학연으로 연계하자면 출마 예상후보자와 관련이 전혀 없다고 할 시민이 거의 없을 정도다.

자신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사람이 선출되면 기분이 좋은 것이야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 합당한 인재가 선출돼야 시민들의 삶이 원만하고 조화롭게 진행될 것이기에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신중한 한 표의 행사가 필요하다. 또 이제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선거가 정착될 시기도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유권자들이 후보자가 임기 동안 실천할 선거 공약과 실행할 능력을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거 공약은 유권자를 유혹하는 내용으로 포장되기가 일쑤다. 당선이후 실행 가능성도 없는 내용이 버젓이 홍보물에 나열돼 유권자들을 현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선거 공약의 성실한 실천을 따져보기 위한 메니페스토(Menifesto)운동이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 때부터 시작됐다. ‘메니페스토’는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에게 추진 일정과 예산 확보의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을 지칭한다고 한다. 1834년 영국의 보수당 당수가 구체적인 공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처음 도입했는데 평가 기준은 공약의 구체성, 검증 가능성, 달성 가능성, 타당성, 기한 명시 등 5가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한국 메니페스토 실천본부’가 결성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선거에 이길 목적으로 부실공약, 급조공약을 만들어 발표하는 것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메니페스토 실천을 위한 여러 활동도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선거 공약 중에는 각 이익 집단을 대변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지역별 이익을 위한 공약을 게시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 운동이 시작되면서 적지 않은 효력을 발생했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을 일일이 확인, 점검하는 것은 역시 개별 유권자의 못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실천 가능하고 대다수 주민이 바라는 공익사업을 개발해 역으로 후보자들에게 제시하는 건 어떨까.

이렇게 하면 각 후보자들이 공약을 개발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개발 분야는 상당한 전문가의 조언을 얻지 못하면 ‘공약(空約)’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실행이 필요한 지역별 사업을 주민들로부터 사전에 취합해 그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 될 것이다. 그러한 절차를 밟게 되면 사업의 규모와 실천하기 위한 예산 규모 및 실현 가능성도 자동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이런 공약 사업들을 조합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산 확보의 방법을 고민한 뒤 구체성이 있는 선거 공약을 제시하고, 실천 가능성을 홍보해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각 후보의 공약을 검토해 선택하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유권자가 필요한 공약을 후보자에게 제공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건전한 선거 공약을 개발해 후보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운동을 펼쳐간다면 선거에 대한 관심도와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고, 지역 현안을 더욱 부각시켜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윤주은 울산과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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