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덜어주는 말벗 강아지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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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4.02.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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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아이디어 공모전 ‘독거노인 유기견 분양’ 수상… 상금 일부 성금 기탁
▲ 화봉고 이서진(왼쪽)과 창경 양.

고등학교 1학년생 2명이 독거노인을 돕는 일을 고민한 끝에 대기업에서 마련한 ‘공모전’에 자신들이 출품한 아이디어가 선정돼 받은 상금 일부를 내놔 귀감이 되고 있다.

최근 북구청에 독거노인을 위해 써달라며 100만원을 선뜻 기부한 주인공은 화봉고 1학년인 이서진(사진 오른쪽), 이창경 양이다.

이들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한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에 ‘독거노인에게 유기견 분양하기’란 아이디어를 공모해 2등상을 수상했다. 상금 중 일부를 북구청에 기부한 것.

이서진 양은 지난해 초 학교 도서관에서 ‘나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란 책을 읽고 독거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 책은 서울에서 외롭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독거노인 12명을 인터뷰한 것인데 혼자 사는 노인들의 실상을 알게 돼서 굉장히 가슴 아팠어요. 저도 할머니와 함께 살아서인지 이 문제에 관심이 갔어요. 공모를 보자마자 창경이를 찾아가서 함께해보지 않겠냐고 손을 내밀었어요.”

이들은 공모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북구 송정동, 농소동 등 북구지역에 혼자사는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기초자료 조사를 진행했다. 노인들에게 갖가지 질문을 한 뒤 이들의 행복지수를 그래프로 만들기도 했다. 신문에 난 각종 독거노인 실태에 대한 기사를 스크랩한 것을 유기견 보호센터 관계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참여해줄 것을 권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실제로 독거노인 3명에게 유기견을 분양해주기도 했다.

서진이와 창경이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본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참혹한 실상을 알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에 송정동에 혼자 사는 할머니를 찾은 적이 있어요. 아흔이 넘으신 분인데 기초생활수급비로 한 달에 3만원 밖에 안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전기세를 아끼려고 선풍기도 안 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어요.”(이창경)

이들이 노인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하루아침에 생긴 일이 아니다.

이서진 양은 중1때부터 엄마와 함께 장애인 시설, 노인복지시설 등을 따라다니며 목욕봉사를 했다.

“이번 프로젝트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보람도 생기고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되겠다고 느꼈어요.(웃음)”(이서진)

이들의 꿈은 소외계층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구청은 전달받은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희망복지지원단 사례관리 대상 독거노인 생계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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