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혁신도시의 명암
[사 설]혁신도시의 명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7.12.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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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가 착공됐다. 혁신도시의 장밋빛 기대감 뒤에 있는 불안한 요소도 따져야 한다. 공공기관 이주 가족 정착 문제, 토지보상 문제 그리고 총선과 맞물린 사업추진에 대한 불안감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첨단 에너지, 노동복지, 안전산업 관련 11개 공공기관을 울산에 건설키 위한 혁신 도시 기공식이 지난 26일 중구 복산동 임시 행사장에서 거행됐다.

2012년까지 완료하게 될 이번 사업에는 총 공사비 1조1천 여 억원이 소요되고 이 곳에 거주할 인구만 해도 1만9천 여 명에 달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들이 주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할 것이며 주변 지역 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또 이 지역을 경관 중심의 환경 친화형 도시의 모범 사례로 만들고 첨단 도시 기능을 갖춘 국내 최고의 ‘명품 지구’로 창출해 내겠다는 것이 울산시의 포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기대감 뒤에는 몇 가지 불안 요소가 숨어 있다. 우선 이 사업의 지속적 추진 여부가 우려스럽다.

현 정권이 끝나기 전에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기정 사실화 함으로써 차기 정권이 거부할 수 없도록 서두른 것 중 하나가 이번 기공식이다. 따라서 다음 정부가 어떤 식으로 이를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진작부터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계획을 재검토, 백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던 터였다. 또 1조 1천억이란 막대한 예산을 차질 없이 향후 5년 동안 확보하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만일 충청권에 계획했던 행정수도의 경우처럼 당초의 계획보다 대폭 축소된 형태로 결말이 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울산이 이번 혁신 도시 건설에 걸고 있는 또 다른 기대는 지역 경제 활성화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지역에 거주 할 인구는 1만9천 여 명 정도다. 이전 될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 중 다수를 차지할 것이며 그 들의 가족 전부가 울산으로 이주해 온 다고 가정하면 그들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할 것임에 틀림없다.

다만 이들 가족이 교육여건, 문화적 조건 때문에 옮겨오지 않을 경우, 이 지역은 주말에 도시 ‘공동화 현상’이 빚어 질 수 있다. 주중에 울산에 거주하던 소위 ‘기러기 아빠’들이 주말에 타지역의 자택으로 귀가 해 버리면 장미 빛 기대와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다는 얘기다.

토지 수용 문제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52% 토지 매각이 이뤄졌다고 공식 발표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부분이 많다. 토지 보상 가격이 적절치 못하다는 반발이 가장 심하고 보상 가격이 공시지가 보다 낮다는 사실이 실제로 확인되고 있다. 생계 차원의 저항도 만만찮다.

토지 수용대상 지역에서 농업으로 자급자족 해 왔던 주민들이 정부로부터 주어지는 매각 대금으론 주거지 마련은커녕 생계 대책도 어렵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런 불만과 함께 매각되지 않은 나머지 48%의 보상 문제는 혁신도시에 거는 기대감에 걸림돌이 되고있다.

더욱이 내년에 실시되는 총선과 맞물려 ‘뜨거운 감자’로 비화될 경우 문제는 더욱 꼬이게 된다. 향후 발생 가능한 변수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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