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 이모저모
우루무치 이모저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2.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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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산천지.

우루무치의 먹자골목을 지나면 나오는 이도교(二道橋) 국제무역시장은 활기로 가득차다. 이란이나 러시아 등 중동과 유럽에서 온 무역상들이 이곳을 다니며 물건을 사고판다. 길거리에는 이슬람 교회당이 자주 보이는데, 터키에서 보던 정통 모스크 건축 양식도 있고, 중국화 된 중국풍의 회당도 보인다. 아랍식 건물에서 케이에프씨(KF C)가 영업하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이도교시장 옆에는 커다란 전통시장인 신장국제대바자르(新疆國際大巴札)가 위치하고 있다. 커다란 모스크와 낙타 모형 사이로 보이는 아치형 바자르 입구로 들어가면 특산품인 크고 작은 장식용 칼과 금은세공, 전통 옷과 머플러 등을 파는 상점들로 즐비하다. 각종 문양이 새겨진 정교한 칼집에 들어있는 잉지사소도(英佶沙小刀)라는 칼, 카스(喀什)의 카펫과 호탄(和田)의 옥 조각 공예품, 카자흐족 자수, 아름다운 무늬가 조각된 가구 등 화려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 이도교 국제무역시장

그리고 구기자, 이란콩(開心果), 건포도, 개구봉자(開口棒子), 기다란 모양의 호두, 대추, 무화과 등 각종 견과류와 말린 과일, 신선한 과일들도 풍성하다. 건포도는 품질에 따라 1㎏에 40위안에서 80위안 정도까지 다양하다. 2천년의 재배 역사를 지닌 이 지역은 햇빛이 강렬하고 건조하며 주야간 온도차가 커서 과일의 당분과 단백질 함량이 높다. 투루판의 포도, 하미의 멜론, 예청(葉城)의 석류, 쿠처(庫車)의 살구, 이리(伊犁)의 사과, 아투스(阿圖什)의 무화과, 쿠얼러(庫爾勒)의 단배, 호탄의 복숭아와 바단무(巴旦木) 등이 대표 과일이다.

저녁이 되면 우루무치 야시장은 활기를 띤다. 한족 야시장, 위구르족 야시장, 혼합 야시장 등 야시장 형태도 다양하다. 노동가(勞動街)에 위치한 위구르족 야시장에 가면 양 한 마리 통째로 구운 바비큐, 통닭, 양 내장, 양 꼬치, 양 족발 등 구이 요리로 가득하다. 고전양이라고 부르는 이 통바비큐는 황금색을 띨 때까지 구워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양 족발은 돼지 족발보다 부드럽고 고소하다. 말고기를 훈제한 훈마육(熏馬肉)과 말의 내장을 요리한 말 곱창, 그리고 군만두와 피가 얇은 만두도 판다. 혼합야시장인 남호성광야시(南湖星光夜市)에 가면 판매 품목이 좀 더 다양하다.

▲ 야시장의 양족발

우루무치에서도 면 요리를 많이 먹는다. 대중적인 토속음식으로는 반면(拌面)이라고 하는 일종의 비빔면이 있는데, 육반면(肉拌面), 총유육반면(蔥油肉拌面)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굵은 수타면 위에 소스가 얹어 나오는데 양이 상당히 많아 한 그릇만 먹어도 금방 배가 부르다. 밀 생산지답게 면발이 고소하면서 감칠맛 나고 또 쫄깃하면서 질감이 좋아 먹을수록 은근히 중독된다. 또 다른 토속음식으로 신강대반계(新疆大盤鷄)가 있다. 안동찜닭과 비슷하게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볶은 닭요리인데, 잡채 대신 국수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우루무치 교외의 남산목장은 우루무치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소, 양, 염소, 당나귀, 그리고 말을 키우며 목축업에 종사하는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카자흐족이다. 그들의 주택양식인 파오(包) 즉 천막 형태의 겔이 눈에 띄게 많은데, 여기에는 사슴 문양이 들어있고 카자흐 고유의 상징부호가 와관을 장식하고 있다.

자치구에는 우루무치 외에도 옥으로 유명한 호탄(和田), 이곳에 가지 않고는 신강을 둘러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카스(客什), 그리고 과거에 구자국(龜玆國)으로 불렸으며 4세기에 범어로 된 법화경을 위시해 300여권의 불경을 한역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구마라습의 고향 쿠처 등 이국적인 도시들로 가득하다. 정치적으로는 중국의 화약고라고 불릴 정도로 정세가 불안하지만, 틈만 나면 이곳을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이인택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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