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일 기술로 시트원단 업계 평정
세계유일 기술로 시트원단 업계 평정
  • 정인준 기자
  • 승인 2013.12.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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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에스앤비(S&B)… ‘열융착 공법’ 특허, 고급세단 더 편안한 이유 여기 있었네

 

▲ 에스앤비 경주 본사 전경.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관계자 외 출입엄금’ 멜팅공장이다.

‘관계자 외 출입엄금’

경주시 외동2일반산에 위치해 있는 에스앤비(S&B, 대표이사 이승지) 본사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공장이다. 공장을 나타내는 표시도 없이 이 회사직원들은 그냥 멜팅(Melting)공장이라 불렀다. 내부 취재를 할 수 있느냐 물었더니 “기자도 외부인”이라며 취재를 극구 사양했다. 에스앤비의 핵심성장 동력이 이 공장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공장에서는 자동차 시트원단을 만든다. 자동차 시트원단은 걷커버(천연가죽)에 스펀지, 충격흡수포 등 3겹의 원단이 덧대져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시트가 이렇게 만들어 지는데 이 공장이 특별한 이유는 전 세계서 오직 에스앤비만이 생산할 수 있는 특허공법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협력사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했고, 이 공법은 올해 현대차 신기술로 등록됐다.

에스앤비의 특허는 ‘열융착(MELT’G BOND) 신공법’이라 부른다. 폼(FOAM)을 녹여 스펀지 등을 천연가죽에 붙이는 것으로, 천연가죽(원피)에 열을 가하지 않으므로 물성의 변화가 없다. 또 가죽과 폼이 1:1 접착되기 때문에 주요 품질문제인 주름이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접착제인 폼은 수용성으로 친환경적이다.

에스앤비 경영지원실 이종미 이사는 “특허컨실팅을 통해 에스앤비의 특허를 검색했더니 비슷한 공법은 일본에 있었지만, 이를 상용화한 것은 에스앤비가 유일했다”며 “국내는 물론 세계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트원단은 올해 K9에 적용됐고, 이달에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에 반영됐다. 또 앞으로 생산될 전략차종에 에스앤비의 시트원단이 ‘O순위’로 반영될 전망이다. 에스앤비는 현재 2호 생산라인을 만들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고급화 전략에 따라 물량확보가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앤비는 올해 매출 400억원을 돌파했다. 2001년 설립된 후 4년만인 2005년에 100억원을 돌파했고, 2008년 200억원, 2010년 3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시트원단을 만드는 완성차 3차밴더가 이 정도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 것은 끊임없는 기술개발투자를 단행했기에 가능했다.

에스앤비는 2015년 매출 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기존의 저가형 시트원단 생산에 고급형 시트원단 생산 사업부문, 익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흡음재(Anti Noist Pad)사업이 가세한다. 차량의 소음을 흡수하는 이 직물은 극세사제품으로 100% 재활용이 가능하고 어떤 환경규제도 만족시키고 있다. 이는 차량용 뿐만아니라 선박, 건축자재, 전자·기계, 기름흡착 등 다양한 용도에 적용할 수 있어 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다. 정인준 기자

*CEO 인터뷰

▲ 경영지원실 이종미 이사.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기업 만들 것”

“에스앤비는 젊다”

경영지원실 이종미(34·사진) 이사는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해답을 ‘젊다’는 데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도전으로 열겠다는 당찬 포부다.

에스앤비 이승지 대표이사를 통해 경영방침을 들으려 했지만 워낙 바빠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이 이사를 만났다. 이 이사는 이승지 대표의 장녀(2녀1남)로 대학을 막 졸업한 후 에스앤비 초기에 입사, 평사원부터 시작해 올해 4월 이사를 달았다. 부친과는 2011년부터 경영승계에 대해 논의해 왔고, 지난해 이 이사의 결심으로 ‘가업승계’를 확정했다. 후계구도가 정해지면서 에스앤비는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이사는 “에스앤비는 부친이 맨손으로 일궜고 많은 사람들의 꿈이 모인 곳”이라며 “점진적 발전을 통해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우선 2015년까지 단기 목표인 500억원을 달성한 후 성장의 열매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기업공개(IPO)나 복리후생 등 남부럽지 않는 제도를 만들겠지만 당분간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겠다는 뜻이다.

이는 에스앤비의 사업부문이 타 기업의 진입이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트원단 제조기술은 개방돼 있고, 자본과 인적네트워크 등이 갖춰지면 누구든 에스앤비의 먹거리를 뺏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이사는 다른기업이 넘볼 수 없는 ‘기술확보’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신기술로 개발한 열융착공법이나, 흡음재 등이 새로운 신성장 동력이 되면서 특히 이같은 생각이 더 굳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최근 연구개발로 확보된 접착제 기술을 클라이언트사에게 제안을 하면서 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되고, 이는 매출확대로 이어졌다”며 “현재 개발 진행 중인 몇가지 기술들이 확보되면 안정적 성장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는 끝으로 “바람 많은 업계에서 흔들리지 않을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매출구조 다변화와 해외진출 검토 등 다양한 부분에서 경영전략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에스앤비 직원들이 시트원단을 생산하고 있다. 에스앤비는 한달에 60만m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업체다.

*우리회사 어때요?

-“비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한다”

“미래 성장성에 올인 했습니다.”

지난해 7월 입사한 2년차 연구개발팀 박진휘(36) 대리의 말이다. 박 대리는 현대차 3차 협력사인 에스앤비 보다 등급이 더 높은 2차 협력사인 K기업에서 입사했다.

같은 부서 염권범 과장도 박 대리와 같은 사례다. 전직 기업은 다르지만 2차협력사에서 품질관리를 하다 입사했다.

흔히 연구개발부서의 이직의 경우 상위기업으로 스카우트 되는 경우가 많지만 박 대리나 염 과장처럼 눈 높이를 낮춘 이직은 흔치않다.

무엇이 이들을 에스앤비로 끌어들였을까.

박 대리는 “에스앤비는 시트원단 제조업계서 최상위 기업군”이라며 “무엇보다 매력이 있었던 것은 회사의 성장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내가 이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모두들 하나라도 더 열심히 찾아서 하려는 분위기도 좋았고,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문화도 다른 어느 기업보다 뛰어났다”고 밝혔다.

에스앤비의 기업문화가 이들을 끌여들였다는 뜻이다.

박 대리는 “아직 미혼”이라며 “에스앤비에서 결혼도 하고, 동료들과 같이 꿈을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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