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잔재도 울산방언?
일본어 잔재도 울산방언?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11.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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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발간 ‘울산방언사전’ 논란
국립국어원 “포함하면 안돼”
천병태 시의원 행감서 문제제기
울산시가 지역출신 신기상 박사(68·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에게 의뢰해 발간한 ‘울산방언사전’에 일본어 잔재가 다수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천병태 의원은 26일 열린 울산발전연구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울산시가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센터에 의뢰해 제작한 울산방언사전에 ‘꼬뿌’, ‘곤조’, ‘구루마’, ‘니야까’, ‘빠꾸’, ‘오라이’와 같은 일본어 잔재가 그대로 수록돼 있어 이를 울산의 방언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천병태 의원은 “울산의 정체성을 살리고 시민들에게 애향심 고취를 위해 사전을 발간했는데 과연 일본어 잔재가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천 의원은 또 “이 방언사전이 교육계, 학계, 문화계에 배포돼 울산 방언의 보전, 연구와 교육자료로 활용될텐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등 교육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립국어원 어문연구팀 관계자는 “방언은 지역방언과 사회방언으로 나뉘는데 일본어 잔재는 이 두 방언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사회 방언은 사회 계급, 연령, 성별, 종교, 인종 등이 다름으로써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방언을 말하는데 일본어 잔재가 특정 계층에 의해 사용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울산향토사 연구자들은 ‘울산방언사전’에 저자명만 나와 있을 뿐 자문위원과 감수자 명단은 빠져 있어 자문과 감수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센터 관계자는 “자문위원회는 3차례 열었다. ‘울산방언사전’은 일반 용역보고서와 달리 학술서적이다 보니 행정지원 절차를 생략하기로 울산시와 협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울산 방언’에 대해 감수해줄만한 학자를 전국에서 찾을 수 없어 이 분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신기상 교수에게 직접 맡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신기상 교수에서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해외 체류중인 관계로 입장을 듣지 못했다.

시가 올해 울산 ‘정명 600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울산방언사전’은 929쪽 분량의 책으로 1만5천개의 어휘와 그 활용형 1만5천개가 실려 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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