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사망사건 아동단체·학계연대 조사위원회 발족
진상조사팀 울산 온다
의붓딸 사망사건 아동단체·학계연대 조사위원회 발족
진상조사팀 울산 온다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3.11.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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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클림비 보고서’계획

속보=계모의 학대로 숨진 이(8)양과 관련, 사건의 진상과 아동보호체계 전반의 문제를 밝히기 위한 진상조사팀이 울산을 찾는다.

‘울주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 위원회’는 26일 이양이 숨진 울산을 비롯해 거주했던 포항, 인천 등 지역 3곳에 진상조사팀을 파견해 사건의 전 과정을 살피고 아동보호 시스템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파견 진상조사팀은 구체적인 점검항목을 마련해 아동보호기관, 지자체, 경찰, 신고의무자 등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울산지역에 파견되는 진상조사팀에는 아동복지 전문가인 울산대학교 오승환 교수가 참여한다.

‘울주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 위원회’(위원장 남윤인순)는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아동보호단체와 한국아동권리학회·한국아동복지학회 등 학계가 연대해 지난 25일 발족했다.

국내에서 아동보호체계를 정비하기 위해 아동단체와 전문가, 국회의원이 대규모 위원회를 꾸린 것은 처음이다.

김희경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은 “이양의 경우 2년 전 기관에서 학대 관련 상담을 받았다.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됐다면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죽음”이라며 “아동학대에 관한 업무가 여러 부처에 걸쳐 있어 발생하는 문제점도 짚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양의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의 대응체계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점을 찾는 ‘한국판 클림비 보고서’를 낼 계획”이라며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서면조사와 면담 등을 거쳐 다음달 말 1차 조사를 마치고 내년 1월께 최종 보고서를 완성할 계획이다.

클림비 보고서는 2000년 이모할머니와 그 남자친구의 학대로 빅토리아 클림비(당시 9세·여)가 숨지자 영국 정부와 의회가 사건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한 결과물이다. 사건 직후 영국 정부는 클림비 사건의 과정에 사회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병원과 경찰의 대처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조사했다. 2년간 380만파운드(한화 65억여원)을 들여 400쪽에 달하는 클림비 보고서를 완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 정부는 처벌을 강조하던 아동법을 예방 중심으로 개정하고 아동보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한편 울주경찰서는 이양이 학대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친부를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계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한 가운데 울주군 주민들은 친부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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