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해야 할 장생포·방어진의 두 건축행위
주시해야 할 장생포·방어진의 두 건축행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1.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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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울산에는 1~2년 뒤 시민들이 매우 불편하고 후회할 건축행위가 진행되고 있다.

남구는 장생포고래공원을 막아설 20층짜리 아파트의 층고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동구는 방어진항 일대의 조망을 막을 15층 오피스텔 건축허가를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내주고 말았다.

두 개의 건축물이 그 높이대로 세워지면 장생포와 방어진이라는 의미있는 해안경관이 흐트러질게 뻔하다. 이 경관왜곡은 울산시민 뿐 아니라 외지 관광객의 시선에도 걸릴수 있다. 두고두고 흠이 된다. 반면 건축업자는 수십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재산가치를 얻을 것이다.

공공재산과 사유재산의 충돌을 돌파하는 데는 허가권자의 조정이 중요하다. 이른바 조장행정이란 수단이다.

이런 난제를 푼 전례를 살펴보자.

2002년 문수월드컵축구장이 만들어질 때 길 건너 옥현주공아파트가 올라가고 있었다. 당시 심완구 시장은 학 날개처럼 날렵하게 세워질 축구장이 주공아파트의 고층으로 인해 경관이 왜곡되는 문제를 파악했다. 두 건축의 균형을 맞추려면 아파트 층수를 2~3층 낮춰야 하고, 기존의 설계를 모두 바꿔야하는 난제가 있었다. 또 주공측은 200~4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심 시장은 그렇더라도 오랜 세월 가져가야할 경관을 바로잡지 않으면 두고두고 흠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주택공사측에 아파트 층을 낮춰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주택공사 사장에게도 직접 사정을 얘기하고 양해를 구했다. 결국 심 시장의 요구가 관철됨으로써 오늘의 경관을 확보했다.

지금 장생포와 방어진이 맞닥들이친 사정은 월드컵축구장의 경관관리보다 더 심각하지 덜하지 않다.

남구 장생포공원은 260억원을 들여 고래를 주제로 한 공원을 건립하고 있다. 그 공원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쪽에 공원의 높이와 비슷한 20층 건축이 90m 가량 길게 늘어서게 된다.

이 건축은 공원 조망권을 반토막 낸다. 높이와 너비가 공원기능을 반쪽 내게 되며, 고래와 바다를 심리적으로 단절시킨다. 공원 주변 고도제한이란 수단이 있었을 텐데 어찌 이런 상황이 됐는지 안타깝다.

현재 기초공사를 마치고 건물을 높이고 있다. 기초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 문제가 제기됐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층고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동구 방어진 쪽은 아직 수단이 많은 편이다.

사업자측은 항만보호시설지구 안에 있었던 방어진철공소를 철거한 자리에 주상복합을 지을 서류절차를 막 거친 상태다. 이 일대는 유서 깊은 어항을 소재로 100억원을 넘게 들여 어촌관광단지로 가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안의 가장자리에 계획된 주상복합은 독립적으로 우뚝 서 조망을 막아버리게 된다. 기존의 주택가의 조망차단은 물론 어촌관광구상과 어긋나게 된다. 어촌관광을 추진하는 동해안어항관리단도 부조화스럽다는 내부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울산지방해양항만청이 항만보호와는 무관하다는 회신을 보냄으로써 건축주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동구청은 만난을 무릅쓰고라도 경관을 지켜내야 한다.

구 의회는 물론 시민사회도 관심을 가지고, 구청이 공공의 재산인 경관을 확보할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김한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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