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6.24 2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설픈 애국자, 사이비 애국자, 치사한 애국자, 그리고 쇠고기의 선동분자는 들으라! 오늘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6·25’이다. 숫자로 6, 2, 5 하는 것보다 한글로 ‘육이오’해야 육중한 느낌이 들어난다. 그만큼 무거운 사연이 있는 날이다. 남침을 북침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아직도 지구는 평평하다는 사람과 같다. 황당하기로는 남침을 유도했다는 논리를 펼치는 것이다. 이들은 인공위성이 달에 착륙했다는 사실을 영화촬영 사기극이라고 떠드는 것과 같아서 여기서 새삼스레 따지지 않는다.

인민군 치하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60세 미만)은 육이오의 체감(體感)이 없다. 특히 울산 사람들은 인민군들이 들어오지 않아서 더더욱 느낌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죽고, 다치고, 굶주리고, 피난길에 고생하던 이야기를 젊은 사람들에게 들어주기를 강요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리하였다가는 ‘아, 임진왜란 때,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귀가 짤리고…’ 하면서 실감이 나느냐는 반격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한 때, 대학에서 운동권 학생들한테 육이오 때 ‘꿀꿀이 죽’을 먹으며 공부했다는 이야기를 하면, ‘밥이 없었으면 라면 끓여 먹지 그랬어요?’라고 알면서도 어깃장을 놓아, 과거 이야기는 안 하는 것이 좋았다. 꿀꿀이 죽이란 돼지들이나 먹는 것 같은 음식 찌꺼기이다. 미군병사들이 먹고 남은 음식(빵, 햄, 비프, 옥수수, 비스킷, 커피, 심지어 식판에 비벼 끈 담배꽁초와 식판에 뱉어버린 껌까지 모두)을 드럼통(잔 밥통, 짬빵통이 더 어울린다)에 쏟아 버리는데 이것을 부대 밖으로 실어다 물만 붓고 끓인 죽이다. 이 죽을 한 대접씩 받아 끼니를 때웠다. 이것도 조금 더 얻어먹으려고 아귀다툼을 했다.

그때 점령지의 인민군들은 민간인들에게 무척 예의 바르게 행동했다. 어린 소년이 길가에서 참외와 수박을 팔고 있었는데 정확히 제 값을 주고 가져갔다. 이에 앞서 쫓겨 가던 대한민국의 경찰들이 시골집에 숨어있으면서 자기들 마음대로 닭을 잡아먹고, 대한민국의 군인들이 북진할 때, 국군 아저씨들은 애걸복걸하던 할아버지를 밀치고 소를 끌고 갔다. ‘국군용사들, 사기를 북돋우어야 합니다. 애국하세요.’였다.

예의 바른 인민군들의 행동은 남조선에서 인민들에게 피해를 주면 ‘즉결처분한다(현장에서 재판도 받지 않고 상관이 총살함)’는 명령이 있었고, 실제 시범으로 즉결처분을 했기에 나온 것이다. 인민군들과는 다르게 점령지의 공산당 빨치산들은 기고만장하여 모든 것을 민간인들의 생필품에 의존하였다. 퇴각하던 빨치산들은 군인복장이 아니었고, 허름한 민간인 복장에 무기(따발총과 구구식 장총)만 갖고 있으면서 갖은 행패를 부리며 떠났다. 피해는 불쌍한 국민(인민)들이 당했다. 소설 지리산, 태백산맥, 남부군 등을 읽으면 일부분은 이해가 된다. 공산당 인민군 이야기나, 빨치산 이야기를 미화시키거나, 영웅으로 그린 부분들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소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이 육이오 한국전쟁, 오 십 팔 주년이다. 어찌 이 날을 잊고 사이비 애국자 좋으라고 정치꾼의 매복 작전에 휘말려야 될 것인가? ‘촛불들아, 마이 묵었다. 고마해라.’ 이제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