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소프트스타터’ 세계 최고
우리가 ‘소프트스타터’ 세계 최고
  • 정인준 기자
  • 승인 2013.10.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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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터트로닉스… 올해 매출 100억, 2018년엔 1천억 초고속 성장 자신감
▲ 지난 24일 태국으로 수출된 소프트스타터를 배경으로 작업하던 직원들이 잠깐 일손을 멈추고 품질향상을 위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외국투자기업 모터트로닉스(한국법인 대표 홍병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화산리)가 ‘소프트스타터’라는 국내엔 아직 익숙치 않은 제품을 가지고 초고속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3일 찾은 모터트로닉스 생산현장에는 말레이시아로 수출할 ‘모터스타터’ 포장이 한창이었다. 바로 옆에는 내일(24일) 태국으로 수출할 제품의 막바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 회사 설계부 김태식 차장은 “말레이시아 건은 대림건설이 수주한 만중수력발전소에 들어갈 50만 달러 상당 물량이고, 태국 건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수주한 4대강 수력발전소에 들어갈 200만 달러 프로젝트의 첫 선적”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말까지 이정도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며 “국내선 아직 낯선 제품이지만 시장 도입기를 지나 도약기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소프트스타터’는 산업용 모터를 가동할 때 들어가는 초기 기동전력을 감소시켜 에너지를 절약해 주는 기기. 예를 들면 500㎾의 모터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기동전력이 7~8배(3천500㎾~4천㎾)의 전력이 필요한데, 소프트스타터를 사용하면 이 전력의 3분의 1만으로 모터를 가동할 수 있다. 기업으로서는 전력증폭을 위한 설비를 감축할 수 있고, 이렇게 절약된 비용은 2년정도면 환수가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스타터는 국내 인식부족으로 그동안 잘 모르고 있다가 최근 세계적인 에너지 절약과 탄소감축 정책에 따라 ‘선택이 아닌 필수제품’이 됐다.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건조하는 거대 선박에서 선주사의 요구로 소프트스타터 사용이 일반화 되고 있는 추세다. 또 해외에서는 자원개발 광산, 수력발전소 등 거대 산업용 모터를 가동해야 하는 사업장에서 신규 또는 설비개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모터트로닉스가 향후 초고속 성장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내년 준공될 신일반산단내 신규공장 조감도.

모터트로닉스는 국내 유일 산업용 소프트스타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제품은 고압용 1만V, 1만1천V, 1만3천800V, 1만5천400V 등 소프트스타터 4개군과 200~600VAC 저압용 라인업이 주력이다. 이와 함께 고·저압 인버터, 드라이브 시스템 엔지니어링 부문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모터트로닉스는 모기업인 미국의 본사에서 핵심부품을 들여와 조립과 프로그래밍을해 국내 판매와 해외 수출을 한다. 모터트로닉스 한국법인은 현재 미국 본사의 유일한 해외법인으로 동남·중앙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세계 10여개국이 주요 시장이다. 유럽과 아메리카 시장은 미국 본사가 담당하고, 내년엔 중국 판매만을 담당하는 법인을 따로 둘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터트로닉스 영업담당 임영재 이사는 “소프트스타터의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준비로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신일반산업단지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모터트로닉스는 지난해(55억원) 대비 올해는 매출 100억원, 5년후인 2018년에는 1천억원을 목표로 성장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계획대로라면 모터트로닉스는 2012년기준으로 6년만에 20배 가까이 초고속 성장하는 기업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 시장위한 한국지사 투자 확대

“본사와 수평협력 전환”

▲ 지난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본사에서 방한한 모토트로닉스 제임스 사장(왼쪽)과 홍병수 한국법인장.
“아시아 마켓 셰어(Market Share)넘버원이 되기 위해 한국법인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본사와의 수직적 관계도 수평적 관계로 전환하는 파트너십을 강화하겠습니다.”

지난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모터트로닉스 제임스 R. 미첼 사장은 “아시아 개도국의 경제개발과 아프리카 등의 자원개발로 소프트스타터의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조선 빅3와 세계적인 EPC(에너지플랜트)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법인에 향후 500~700만 달러까지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아시아 마켓 셰어가 되기 위해 한국법인의 역할을 특별히 주문했다.

모터트로닉스는 1960년부터 소프트스타터를 제작했다. GE연구소 부사장 출신인 제임스 사장의 부친이 창업했고, 그동안 보수적인 내치경영을 하다 2001년 한국법인 설립과 함께 외형적 확대를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플로리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근로자는 약 650명 정도, 우리나라의 강소기업 수준이다.

하지만 모터트로닉스는 소프트스타터 제품에서 전세계 마켓 셰어 48%를 담당하는 1위 기업이다. 세계적으로 소프트스타터를 생산하는 기업은 독일의 ABB, 지멘스, 슈나이더, 벤숄, 이스라엘 솔콤, 미국 로크웰 등 몇 개사 되지 않는다. 모터트로닉스는 ABB, 지멘스 등으로부터 OEM(주문자 상표부착) 을 받아 납품하기도 한다. 경쟁사와 ‘적과의 동침’을 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을 털어내기 위해 모터트로닉스가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제임스 사장은 홍병수 한국법인장의 경영능력에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홍 법인장은 미국의 계전업체서 근무하다 모터트로닉스와 인연을 맺고 2001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아시아 시장의 잠재성을 예측하고 전략적 선택을 한 것. 홍 법인장의 선택은 10여년 후 모터트로닉스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한국법인이 담당할 정도로 탁월했다. 미국 본사의 연구개발 1순위 경영방침을 도입한 결과다.

“모터트로닉스는 굉장히 보수적인 기업입니다. 기술에 대한 자존심도 대단하구요. 초기엔 작은 부품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었지만 한국법인이 기술력을 키운 덕분에 핵심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홍 법인장은 “소프트스타터의 디자인 분야과 기술적 연구개발을 중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슬로스타터분야 기술은 아직 한국이 미개척 분야기 때문이다. 홍 법인장은 “무언가 해보여야만 했고 이는 본사와 한국법인의 상생경영의 출발선 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법인은 미국에 외관 케비넷을 디자인해 역수출한다. 또 내부 콘덴서도 ‘삼화콘덴서’ 제품으로 변경했다. 핵심부품은 아직 한국에서 만들수 없지만 기술역량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홍 법인장은 “향후 마국 본사와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소프트스타터와 함께 신수종 사업으로 ‘인버터’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이는 한국법인이 도약하는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법인장은 “내년 3월 신일반산단에 공장이 준공되면 모터트로닉스 한국법인은 외형적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하게 된다”며 “이에 따른 신규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회사 어때요?

“최고기술 자부심에 의욕 넘쳐”

“3년내 세계 최고(WORLD BEST)를 향해 뛴다”

▲ 생산팀장 김성채(왼쪽) 대리와 김태식 설계부 차장이 회사의 미래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태식(설계부) 차장은 모터트로닉스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했다. 소프트스타터에서만큼은 세계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 그는 동의대 전기전자공학과를 나와 국내 굴지의 계전대기업에 근무하다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소프트스타터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모터트로닉스에 과감히 투신한 것. 김 차장은 올해 7년차다.

김 차장은 “모터트로닉스의 장점은 무엇보다 우선한 연구개발 문화를 조장하는 기술교육에 있다”고 말했다. 앞선 선진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을 국내서 뿐만아니라 미국본사에 가서 직접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기업에선 이제 소프트스타터를 개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된다고 말했다.

2년차 김성채(34·생산팀장) 대리는 외주업체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다 성실성을 인정받아 모터트로닉스에 특채됐다. 김 대리는 “안정적인 직업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회사와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모터트로닉스는 외국계 기업이다 보니 자기계발에 대한 보상이나 우수사원 포상제도가 뛰어나다. 학연, 지연, 혈연에 대한 부담감 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는게 회사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직원성취 동기도 높다. 성과는 곧 인센티브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또 회사는 독신자 기숙사를 운영하고, 결혼자금을 지원하는 등 가족적 혜택을 갖추고 있다. 특이한 점은 크리스마스 시즌은 미국본사와 같은 연휴기간을 갖는다.

모터트로닉스 사무실과 공장내에는 ‘3년내 세계 최고(WORLD Best)를 향하여’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내년초 신공장 준공이후 함께 성장하자는 표현이다. 기술에 대한 자존심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뭉쳐 모터트로닉스가 열어갈 미래다. 전체 직원은 20여명. 내년엔 40명까지 늘어날 계획이다.

글/사진=정인준·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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