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여군 보직·건강관리에 힘써야
국방부, 여군 보직·건강관리에 힘써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9.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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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TV프로그램으로 육군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

‘진짜 사나이’는 군대체험 프로그램으로 막연하게 듣기만 하던 군대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줘 오히려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많이 본다고 한다. 나도 매주 즐겨보고 있는데 남자들과 똑같이 힘든 훈련을 받던 여군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지난 2월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임신 중에도 격무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됐기 때문이다.

이신애 중위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왕복 3시간을 오가야 하는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면서 부서장 공석으로 인한 대리업무 및 혹한기 훈련 준비 등을 위해 50시간이 넘는 추가 근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삭의 여군에게 일을 덜어주지는 못할망정 부대 운영과장이 돼 하루 12시간 이상 일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군인이 순직한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다. 그런데도 육군본부는 ‘순직’이 아닌 ‘일반사망’으로 처리해 유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유족들은 국립묘지에 안장하지 못해 유해를 집에서 모시고 있다고 한다.

현재 여군 수는 8천여명으로 전체 군 장교와 부사관의 4.7% 수준이다. 여권 신장이 크게 이뤄졌지만 남성 중심의 문화가 지배하는 군에서는 절대 약자다. 출산휴가 등 모성 보호와 관련된 제도가 갖춰져 있으나 법대로 다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아플 때는 날짜를 정해서 오지 않는다. 특히 어떤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임산부는 더욱 위험하다. 하지만 업무에서 빠지게 되면 심각한 업무 공백을 초래할 수 있어 쉬지 못하고 미리 신청해둔 출산휴가까지 이를 악물고 참다가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병원은 3시간이나 차를 타고 나가야 있고 근처에 보호자는 없었다.

만삭의 여군을 의료시설도 없는 최전방 부대에 그대로 배치해 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행히도 국민권익위의 ‘순직’권고에도 묵묵부답이던 육군본부에서 이신애 중위를 ‘순직’처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군의 보직과 건강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

<북구 호계동 김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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