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우정으로 지역사회 보탬”
“봉사우정으로 지역사회 보탬”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3.09.10 21: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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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중환 신임 울산우체국장
▲ 울산우체국 2층 우편소통실에서 직원의 일을 거드는 유중환 우체국장(오른쪽).

추석을 열흘 앞둔 10일 오전 9시 반. 평소 같으면 널찍해 보였을 우체국 3층 우편물류과는 이날따라 바닥이 사라진 느낌이다. 발길에 챌 만큼 수북이 쌓인 추석선물 꾸러미들 때문이다. 집배원들의 분주한 몸놀림에 말을 걸기조차 쑥스럽다.

짐을 옮기던 20년 경력의 집배원 백귀호씨(42)가 일손을 잠시 멈추고 질문을 받는다. “접수창구가 어제 엄청 복닥거렸으니 집배물량은 오늘부터 한참 불어날 겁니다” 오전 7시부터 매달렸지만 짐 챙기는 일은 10시 반이 돼서야 끝날 것 같다고 귀띔한다.

“이번 추석 선물세트는 3만원 안쪽이 대세인 모양입니다.” 눈여겨보니 그의 말 그대로다. 드문드문 눈에 띄는 차례용 과일세트보다 김이며 멸치 같은 가격대가 낮은 농수산물세트나 생활용품세트가 주류인 성싶다.

▲ 울산우체국 3층 우편물류과 작업실에서 추석선물세트를 구분하는 집배원들.

오전 10시쯤, 2개월에 한 번 열리는 시장 주재 지역기관장 회의를 마치고 방금 돌아온 유중환 신임 울산우체국장(총괄국장·49)을 4층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지난달 23일 부임했으니 울산 생활 18일째다.

온화하고 겸손한 표정에 말씨도 부드럽다. 충남 논산이 고향이라 했다. “그동안 회의에도 참석하면서 기관장 여러 분을 만나 뵀는데 더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추석 택배물량에 대한 설명에는 수치가 따라붙었다. “올 추석은 택배물량이 전국적으로 16% 증가할 거라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예상입니다. 울산은 작년 추석보다 23% 불어난 11만6천 통으로 잡고 있습니다.” 바쁠 때는 지원과 소속 서무·회계 담당 직원들까지 ‘구분’ 업무에서 배달 업무까지 품앗이하듯 돕는다고 했다.

추석 분위기에 대한 소감은 집배원 백씨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작년보다 과일 같은 중가의 선물세트는 줄어든 대신 저가의 생활용품세트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경제사정, 과일의 작황, 예년보다 빨리 닥친 추석 시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정육세트나 굴비세트 같은 15만원대 고가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추석선물에도 양극화 현상이 엿보인다고 했다.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우체국, 고객에 행복을 드리는 우체국’을 다짐한 유 국장은 ‘봉사우정’을 유난히 강조했다.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봉사를 배달하는 우정을 적극 펼쳐 나갈 참입니다.”

울산우체국은 실제로 지역사회와의 유대에 각별히 신경을 쏟고 있다. 2년 전(2011년) 바로 뒤편의 ‘학성농수산물새벽시장’과 업무협약 맺은 뒤로는 상인들에게 몇 가지 편의를 베풀고 있다. 우체국 주차공간을 매일 새벽 상인들의 짐차(트럭)를 댈 수 있게 개방하고, 대회의실도 1년에 한두 차례 열리는 상인회 총회 장소로 제공해 온 것이다.

이번 추석을 맞아서는 전통시장을 돕는다는 취지로 온누리상품권 1천만원어치를 사서 직원 들의 손에 돌아가도록 배려했다.

유 국장은 중구와 북구, 울주군 일부를 관할하는 울산우체국의 내력에 대해서도 잠시 언급했다. 설명에 따르면, 구한말에 ‘울산임시우체사’란 이름으로 제일 먼저 문을 열었으니 울산지역 우체국의 효시이자 모태인 셈이다. 남울산우체국(남구 및 울주군 일부 관할)과 동울산우체국(동구 관할)이 따로 떨어져 나간 것은 인구 증가와 더불어 업무량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지에서 울산으로 부임한 각급 기관장들은 업무 때문에 한 달에 두어 번은 주말을 반납하는 속사정이 있다. 유 국장이라 해서 그런 면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등산을 유난히 좋아하는 그는 3주도 채 되지 않은 사이 벌써 두 번이나 영남알프스의 산들과 인사했다. 한번은 신불산∼영축산 코스를 훑었고 지난주엔 가지산 산행을 다녀왔다.

중구 북정동 동헌 근처에 숙소를 정한 유 국장은 자전거 투어에도 한참 재미를 붙였다. 매일 아침 숙소에서 구영리 근처까지 왕복 1시간 코스를 돌고 나면 이만한 힐링 스포츠가 더 어디에 있나 묻고 싶어진다.

자신도 모르게 ‘울산 마니아’가 된 것은 등산과 자전거 투어 덕분인지 모른다. “울산은 축복 받은 도십니다. 산과 강,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도시를 전국 어디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겠습니까?” 그는 접근성 좋고 잘 가꿔진 태화강과 강 바로 옆에서 우아함을 뽐내는 대숲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고 했다.

또 하나의 취미는 탁구다. 짬이 나면 직원들과 탁구시합으로 화합을 다지겠노라 마음먹고 있다.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체질을 바꾸던 시기인 1989년도에 7급 공채로 입문했으니 공직사회 24년차다. 직전까지는 우정공무원교육원 경영지원컨설팅센터장을 맡았고, 한때는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 일도 보았다. MB정부 때는 방송통신위원회 본부 인사담당으로서 조직개편 마무리에 일조하기도 했다.

6살 아래인 국경숙 여사와의 사이에 고등학교 2년생인 아들과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을 두고 있다.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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