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인재양성만이 살아남는 길”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인재양성만이 살아남는 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9.0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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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삼성전기 부사장
“삼성전자는 작은 능력이 소통과정 통해 이룬 세계1위”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적이고 협력할 줄 아는 인재 만들어야

“삼성전자의 라이벌을 국내에서 찾는 건 소극적 자세다. 국외에서 찾아야 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이 가장 위협적 존재다” 삼성전기 김창현(53) 부사장이 지난 달 29일 울산시청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쟁력과 인재개발’ 강의 내용 중 일부다. 삼성전자의 강점을 말해달라고 하자 그는 “삼성반도체의 회의 문화를 배우라란 말이 있다. Up-down(하향식)이 아니라 discussion(토의)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인재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된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울산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서울대 공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건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삼성에 입사한 뒤 2010년 삼성전기 부사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26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일한 반도체 전문가다.

기업경쟁력을 위해 기술, 자본, 사람 중 어느 한 가지를 택한다면.

“기업의 경쟁력 요소에는 기술·자본·사람이 있다. 이것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면 강한 기업이 탄생될 수 있다. 모든 요소가 균형 잡혀 잘 돌아가야 되겠지만, 그 중 하나만을 선택한다면 인재다. 우수한 인재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루게 한 원동력이었고 현실적으로도 자본을 운영하면서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은 사람이다.”

삼성전자에서 25년 이상 근무했다. 삼성전자는 세 부분 중 어디에 치중하고 있다고 보는가.

“반도체 사업부문은 투자 규모가 2~3조원 시대에서 현재는 고가의 생산설비 필요성 때문에 약 10조원 가까운 거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기술 난이도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시장 흐름을 잘 파악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필요한 선행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적기에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3가지 모두 균형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은 요즘 인재를 고를 때 인성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전문성과 인성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가.

“어느 기업이든 추구하는 사상과 주인의식을 가진 인재를 준비하는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반세기 IT 시대를 풍미했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알고 있다. 시장의 요구를 잘 찾아내고 필요한 기술을 잘 결합해 신제품을 만들어 낸 사람이다. 따라서 많은 국가와 회사들은 이런 소수의 특출한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인재와 더불어, 관련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정확히 신제품을 완성해내는 우수인재들을 어떻게 양성하고 창출해 내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IT 산업은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 걸로 보는가.

“공상 과학영화나 소설을 보면 잘 나타나 있다. 생명공학과 로봇의 시대를 거쳐, 바다 속과 행성에서 주거할 수 있고 자유롭게 우주를 여행하는 우주항공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예컨대 여름휴가기간 동안 우주 정거장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여행을 한다든지 태평양 깊은 바다 속에서 일주일 간 머물다 오는 데 IT산업이 기여할 것이다.”

국내 IT인재가 부족해 해외에서 데려온다던데 무엇 때문인가.

“경영은 시간 경쟁이기도 하다. 경영에 필요한 분야의 지식을 모두 갖추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때 그 기술과 해답을 본인이나 내부 조직이 갖춰서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보다 빨리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 내부 조직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외부전문가에게도 의뢰해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선진 기술을 개발해 경영 활동의 흐름에 끊김이 없게 해야 한다. 그래서 국내 최고 권위자뿐만 아니라 해외의 최고 전문가들의 적기영입과 제휴가 매우 중요하다.”

삼성이 반도체에서 세계1위를 장악할 수 있었던 하나는 ‘의사소통’때문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사소통 방법이 있는가.

“어떤 조직이든 일등의 우수 집단을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1등들의 집합체가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지는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통력과 단합력 부족 때문이다. 우리도 초기에는 분명히 1등 인재들의 조합은 아니었다. 하지만, 조직원들 간의 끈끈한 단합력으로 종합점수 측면에서 이겼다. 즉,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은 작았지만, 모두가 합쳐지는 집단지성 측면에서 우리는 이길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긴밀한 소통과정이 중요하다. 이런 요소는 조금 부족한 시기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고, 실력이 성장하는 시기에서는 더욱 큰 힘으로 나타났다. 이때의 회의체제는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서로 들어주는 분위기와 실험 자료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반도체사업이라는 것은 다양한 기술 분야의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의석상에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고, 리더는 이것을 정확히 판단하고 지시하는 회의체가 매우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독점하고 있어 경쟁자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의 기업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속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경쟁상대로는 국내 우수기업들 뿐만 아니라 유수한 선진국 기업들이 있다. 특히 큰 힘을 가지고 성장하는 중국 등이 가장 위협적인 경쟁대상이다. 이들을 이기면서 나아가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 미래는 누구도 모른다. 기술, 자본, 사람의 3가지 영역에 대한 강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강의에서 창의적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창의적 능력의 기본 요소는.

“개인적으로 창조적인 환경 조성, 한 가지 전문분야 외에 관련분야의 융합기술전공,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행할 수 있는 통합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술의 흐름과 고객의 필요성을 정확히 발견하고 이에 필요한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강의 주제 가운데 하나가 인재 양성이었다. 인재가 갖춰야 할 점은.

“인재가 갖춰야 할 요소는 많다. 개인적으로 주인의식과 열정, 긍정적 사고를 갖고, 세계적 전문기술을 갖추게 항상 노력하고, 갑자기 떠오르는 좋은 생각을 잊지 않기 위해 메모하는 생활 습관을 들고 싶다. 또 의사 소통력과 창의력 개발도 매우 중요하다.” 글=정종식·사진=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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