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서민 생계 위협
울산지역 서민 생계 위협
  • 하주화 기자
  • 승인 2008.06.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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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생필품 확보·축산농가, 가축사료 확보 비상
▲ 파업 엿새째인 18일 온산항 정일컨테이너터미널에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인해 처리되지 못한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엿새째로 접어든 18일 수송차질의 여파가 지역 영세상인과 축산농가에 미치는 등 화물연대 운송거부의 후폭풍이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물류망을 갖춘 덕에 화물연대 파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살짝 비껴간 대기업 대형마트와는 달리, 별도 물류체계가 부재한 동네슈퍼마켓은 집중 피해를 입고 있다.

가축사료 확보에 비상이 걸린 축산농가들은 가축들이 굶어죽을 판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 영세슈퍼 생필품 확보 차질=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가 서민 물류에까지 확대되면서 울산 지역 중소슈퍼마켓은 생필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일부 제품은 벌써 재고가 바닥이 나는 등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이들 영세 슈퍼들은 자체 물류센터와 창고 등을 갖추고 있어 비축과 수송이 가능한 대형마트와는 달리, 별도 운송망이 없어 당장 1차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 김재찬 이사장은 “지역 1천800여개 슈퍼마켓이 대부분 여름철 매출비중이 높은 설탕과 맥주를 비롯해 라면 등 생필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양파 감자 등 농산물은 공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며칠 새 40%이상 급등했다”고 밝혔다.

울산지역은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슈퍼마켓협동조합 물류창고가 없어, 대리점이나 지점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납품받고 있는 형편으로,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

김 이사장은 “메이커들로부터 물류대란 예고를 받고 통조림 등 가공식품을 일부 비축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7~10일 정도 분량으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다음주부터는 이들 재고도 소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자체 물류센터와 운송망을 이용하는 지역 대형마트는 중소슈퍼마켓 보다 비교적 상황이 여유 있는 편이지만 장기화될 경우 물류차질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축산농가 사료 끊겨 사육 비상= 파업 장기화로 가축 사료의 원료 수송이 중단되면서, 지역 축산 농가들은 가축들이 아사 직전이라고 하소연이다.

가축 사료의 원료는 항구에서 사료공장으로 옮겨진 다음 배합과정을 거쳐 축산농가에 공급된다. 그러나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이후 수입원료는 항구에 발이 묶이고, 국내산은 운송이 중단되면서 사료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용연에 소재한 농협 사료공장에 따르면 기존에 1일 평균 1천톤의 원료를 공급받아 배합을 거쳐 비슷한 량의 사료를 울산전역과 경북 일부 지역 등으로 공급해 왔다.

원료의 비율은 수입과 국내산이 각각 70%, 30%로, 현재 수입물량 운송차질을 빚고 있으며 타 지역으로부터 들어오는 국내산의 공급은 아예 끊긴 상태다.

변철주 품질관리 차장은 “수입물량은 비조합원의 참여와 경찰의 협조를 통해 일부 운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화물연대의 제지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수요보다 공급이 20%정도 부족한 상황으로, 15일치의 비상저장곡물도 이번주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사태가 장기화되면 공장가동중단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변 차장은 “원자재상승과 소비위축 상황 속에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양축농인들을 더 이상 사지로 내몰리지 않게 하기 위한 조속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하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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