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 가득한 ‘태화강 사랑방’
커피 향 가득한 ‘태화강 사랑방’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3.08.1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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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현 ‘태화강방문자센터 여울’ 대표이사
안행부, 올해 우수마을기업 선정… 전국서 벤치마킹
태화강 생태환경 알리며 학습의장, 문화공간 마련
▲ 박창현 '태화강방문자센터 여울' 대표이사.

울산의 긍지 태화강의 빼어난 생태환경을 대내외에 알리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마을기업이 있다. 태화강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중구 태화동의 ‘먹거리단지’ 내 32호 점포에 둥지를 튼 ‘태화강방문자센터 여울(주)’(일명 ‘생태카페 여울’)이 바로 그 기업이다. 2011년 8월 19일에 간판을 내걸었고 19일이면 만 2년을 채운다. 그 기간은 짧아도 남긴 발자취만큼은 알차면서도 굵다. 12일 안정행정부가 전국 983개 마을기업 중에서 골라 뽑은 8개 ‘2013년 우수마을기업’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사실이 이를 증면한다.

13일 오전 박창현 대표이사(55, 울산시마을기업협의회장)를 32호점 ‘생태카페 여울’에서 만났다. “다방(카페)치고 주식회사로 등록된 업소는 전국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미소가 깃든 그의 첫 마디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커피 향 그윽한 100㎡(약 30평) 남짓한 공간은 평소라면 휴식과 담소의 자리다. 동시에 태화강의 이모저모를 듣고 보고 배울 수 있는 현장감 넘치는 생태교실이다. 보란 듯이 공간을 차지한 서너 개 수족관(어항)의 주제어는 다름 아닌 ‘태화강’. “깃대종인 각시붕어와 수수꾸러미, 돌고기, 작은가시고기 등 시민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태화강의 터줏대감들이죠.”

▲ 지난달 1일 ‘사랑의 열매 나눔 봉사센터’ 현판식에 모인 카페 여울 및 공동모금회 관계자, 왼쪽부터 공응천 여울 이사, 바리스타(여), 박창현 여울 대표. 공동모금회 관계자, 황인석 여울 사무국장. 바리스타(남).

눈길 끄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조류와 어류 두 종류의 생태지도에다 ‘태화강 봄꽃축제’ 전시회 뒤에 특별기증 받았다는 야생화 사진들, 그리고 철새 관찰용 망원경도 그 속에 들어간다.

그 중에서도 ‘마을기업 여울’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카페 입구 옆에 걸린 대형 벽면TV다. 강 너머 ‘삼호철새공원’에 모니터링용으로 설치해둔 CCTV를 통해 철새들의 서식 현황을 먼발치에서도 훔쳐볼 수 있는 상징적 도구다.

“여름엔 백로와 왜가리, 겨울엔 갈까마귀와 떼까마귀. 도심 한가운데서 철따라 흑백이 교차하는 우리 태화강. 실로 대단한 자랑거리고 자산이죠.” 실시간 중계를 앞두고 있다며 설렌 표정을 짓는다. ‘생태카페 여울’은 학습의 장, 문화의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2013 초중고 교사 직무연수’는 물론 야생화 사진전과 울산서각협회 회원전도 여기서 열렸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태화강 여름철새 학교’는 올여름에도 카페의 안과 밖에서 열렸고, 얼마 안 있으면 또 다른 생태학교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울산대 산학협력단 초청으로 울산을 찾은 중국 상하이 공정기술대 탐방단이 여울에서 한 수 배우고 가기도 했다.

▲ 이달 초 ‘2013 교원직무연수’에 참가한 울산지역 초중고 교사들.

오늘의 여울이 있기까지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여울’의 모태는 김주홍 울산대 정책대학원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녹색에너지(시민촉진)포럼’이다. 설립 때는 포럼 회원 4명이 출자이사 직을 기꺼이 수락했다. 운영의 총대는 지금도 포럼 소속 ‘녹색지기단’(단장 조상제 백합초등 교감)이 메고 있다.

“카페 자리(32호점)는 한물 간 식품창고였는데 임대받아 산뜻하게 단장했지요. ‘미리내’(은하수) 별명이 붙은 천장 디자인과 실내 리모델링만 해도 작가 분들의 재능기부가 많았고요.” ‘여울’의 작명 비화도 들려준다. 생태하천 가운데 물살이 빠르면서도 가장 건강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궁리 끝에 지었다고 했다.

안정행정부가 ‘2013년 우수마을기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박 대표에겐 남다른 감회로 다가온다. “태화강을 선물로 받은 우리 울산의 자랑이자 중구의 자랑이지요. 사실 지금까지 중구청과 울산시, 그리고 울산발전연구원 마을기업지원단의 도움이 엄청 컸습니다.” 때마침 박성민 중구청장의 전화를 받은 박 대표는 환한 웃음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기 이전에도 마을기업 여울은 입소문을 탔다. 부산과 대구의 마을기업 방문단이 벤치마킹 하겠다며 다녀간 것도 그럴 만한 내공을 쌓은 때문이 아니겠는가.

▲ 지난해 8월 말 ‘태화강 백로 생태학교’에 참가한 울산지역 학생들.

9월 6∼8일에는 세계정원박람회가 열렸던 순천에서 올해 우수마을기업 8팀이 기량을 겨루는 경진대회가 열린다. 최우수, 우수, 장려로 판가름 나게 될 대회에서 이왕이면 ‘최우수’를 차지해 상금 3천만원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로 다시 한 번 용기를 낸다.

내친 김에 태화강대공원 자전거 대여·수리사업을 구상하는 중이다. 수익과 함께 일자리 창출 효과도 덤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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