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정치권력 중독성이다. 중독증의 가벼운 상태, 조금 노력하면 끊을 수 있는 것부터 나열하면, 담배가 제일 쉽다. 다음이 알코올이다. 다음은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성(性)이다. 그래서 어린 아이도 납치하여 ‘거시기’를 하려고 한다. 성 중독이기 때문이다. 다음이 도박이다. 영화 ‘타자’가 도박에 중독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다음이 마약 중독증이 다. 범죄 단체로 발전하는 지름길이다. 정말 끊기 어렵다. 마약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노동운동 중독증이다. 순수한 노동운동은 본인의 사상과 가치관이 들어있는 일이지만, 중독성 노동운동은 자기의 큰 소리 한마디에 굽실거리는 사장을 보고 쾌감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이 쾌감에 중독되면 어린 아들에게까지도 ‘OOO열사 일대기’를 읽어라. 공부할 필요 없이 너도 커서 노동운동하면 아버지처럼 살 수 있다고 가르친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운 중독증이 정치권력 맛을 본, 정치권력 중독증이다. 말은 정계은퇴라고 하지만 중독증 치료는 되지 않고 항상 권력의 허상에 휘말려 출마 공탁금이 없어도 미련을 두고 사기까지 친다.
지금 정치권력에서 물러나는 사람, 막 중독되려던 참이었는데 어찌 보면 잘 된 셈이다. 중독되었던 사람들, 이미 물러났다가 다시 중독되려고 도전했던 사람들, 이런 사람 밑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해본 사람도 마약 피우는 방의 구석에서 구멍을 뚫고 살다가 그만 마약에 중독되어버린 쥐새끼처럼 정치권력에 중독된 사람들, 어렵겠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당장 끊어야 한다. 권력의 쾌락은 짐승의 지배본능과 같은 속성을 갖고 있다. 우리 사람은 이런 본능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끊을 수 있다. / 박문태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