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관희씨의남미기행문]천하제일 명산 피츠로이
[류관희씨의남미기행문]천하제일 명산 피츠로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2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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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50분에 바릴로체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오후 2시에 칼라파테 공항에 안착했다.

공항에서 미니버스로 3시간을 달려 피츠로이(해발 3천402m)와 쎄레토레 트래킹의 출발지인 엘찰텐 마을에 도착했다.

엘찰텐 마을은 우리나라 설악산을 끼고 있는 ‘설악동’과 흡사했다. 바위산으로 둘러쌓여 있어 아늑했으며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트래커들로 활기에 차 있었다. 정년 퇴임하고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을이라는 생각이 필자의 가슴을 스쳐 지나갔다.

저녁노을을 담으려고 뒷산 언덕에 오르니 드넓은 평원에서 말들이 유유히 풀을 뜯고 있었다. 멀리 바라보이는 피츠로이, 쎄레토레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이루고 있었다.

카비냐(방갈로)를 배당 받았는데 4인 1실이어서 우리 부부와 다른 일행 두 명이 함께 쓰게 됐다. 룸 메이트인 채경석 원정대장은 히말라야 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여행 전문가여서 해박한 지식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줬을 뿐만 아니라 세심한 배려로 불편함이 없도록 우리를 도와 줬다.

필자는 이번 여행을 통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지 그 산지식을 채 대장에게서 보고 배울수 있었다.

또 다른 룸 메이트인 이상윤 선생은 내과 의사로 그림에 남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다. 외국어에도 능통하다.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에도 꽤나 정통하다. 이번 안데스 여행을 위해 스페인어 학원을 다녔다고 하니 그 열정을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선생은 내과 의사보다 현지 통역으로 우리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피츠로이 트래킹 전체 거리는 38km였다. 엘찰텐 마을에서 엘 필라 호텔까지 14km는 차로 이동했다. 이 호텔에서 포인세노트 캠프까지 가는 길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처음에는 브랑코 강을 다라 트래킹을 시작했는데 렝가스 숲과 고사목, 푸른 이끼, 이름 모를 종류의 야생화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거기다 멀리 빙하와 하얀 눈, 파란 호수를 안고 있는 피츠로이까지 눈에 들어 와 그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아콩카구아가 그로테스크한 멋이 있다면 피츠로이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남미 최고의 명산(名山)이었다.

포인세노트 캠핑장을 지나 침봉 전망대에 올랐을 때 하얀 눈을 안고 에메랄드 빛 호수를 품은 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흰 구름을 이고 있는 피츠로이를 봤다.

그 황홀한 풍경에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야, 피츠로이다. 정말 멋지다’ 우리는 모두 꿈을 꾸고 있는 듯 그 황홀경에 취해 있었다. 이번 남미 안데스 트래킹에서 그 곳에 영원히 살았으면 하는 곳이 딱 세 군데 있었다. 첫 번째가 피츠로이 산이고 다음이 이과수 폭포, 그 다음이 페리토 모레노 빙하였다.

침봉 전망대에서 카프리 호수로 가는 길 옆에는 고사목과 하얀 모래, 콸콸 흐르는 시냇물, 렝가스 숲이 이어졌다. 그 풍광이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나무 하나, 풀 한포기가 모두 분재감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파란 이끼와 형형색색의 야생화까지 어우러져 천상의 화원을 연출하고 있었다. 알프스나 히말라야보다 숲이 더 울창하고 그윽했다.

빙하, 호수, 나무, 야생화, 폭포, 숲 향기, 바위산-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는 곳이 바로 피츠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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