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흥을 돋우어 어깨가 들썩거리는 놀이가 바로 ‘축제’이다. 서양의 festival, 브라질의 삼바 축제가 대표적인 ‘어깨 들썩거리기’이다. 우리의 농악놀이도 농악 소리가 나면 저절로 흥이 나서 어깨가 들썩거리는 축제의 놀이이다. 마당놀이도 축제의 놀이이다. 영화 ‘축제’는 다분히 풍자적 축제이다. 울산의 처용 문화제가 풍자적 축제에 가깝다. 그리고 울산에는 12개의 축제가 더 있다. 1)간절곶 해맞이, 2)울산 썸머페스티벌, 3)외고산 옹기축제, 4)태화강 물 축제, 또는 태화강 축제, 5)배꽃 축제, 6)장생포 고래 축제, 7)울산 공단 문화제, 8)고복수 가요제, 9)울산예술제, 10)시민문학상 축제, 11)봉계 한우불고기 축제, 끝으로 공식화 될 수 없는, 일 년 열두 달 어른이 없는 ‘상X 축제’다.
이렇게 많은 축제 속에, 후손(최신해)들의 책임도 있지만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는 축제는 꿈도 꾸지 않는다. 최현배 선생이 있었기 때문에 한글 가로쓰기가 개발되었고, 받침을 풀어 옆으로 붙여 쓰는 갈바쓰기가 있었고,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옛날 영어와 같이 한글로도 텔렉스를 보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88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었다. 그 당시 한글 텔렉스로 세계 통신망을 독점하여 적극적 로비를 할 수 있었다는 비공식 숨은 이야기가 있다.
엊그제 울산 물 축제를 물 먹이며 끝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울산에 축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 또는 민간단체의 비용도 상당한 액수 일 것이다. 한 겨울 3개월 정도를 제외한다면 한 달에 두 번씩 축제를 벌이는 셈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모두들 자기 고장의 특성을 살려 축제를 갖는다고 항변하겠지만 축제가 축제로 치러지려면 지역 주민의 연령에 관계없이 20% 이상이 흥에 겨워 참여해야 한다. 이런 축제는 일 년에 한 번도 개최하기가 어려운 우리 문화의 전통이다. 추석이 버티고 있고, 세상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며 축제문화의 내용도 이에 걸맞게 참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상의 변화에 맞추며 울산의 자긍심도 높이고, 진짜 축제가 되기 위해서 대혁신을 시도할 때가 되었다. 준비기간이 필요하니 대략 2010년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하자.